쉬어가기

길가던 선비가 몹시 목이 말랐다.

마침 동네 어귀에 정화수 떠 놓고 치성을 드리던 여인이 치성을 마치는 것을 보았다.


"이 보시오. 목이 말라 그러니 그 물 한모금 마시면 안 되겠오?"

"이것은 물이 아닙니다."

"그럼 정화수 떠 놓고 치성을 드린 것이 아니었오?"

"정한수가 아니고 죽이랍니다."

"아니 죽을 떠 놓고 뭘 한거요?"

"뭘 하다니요? 소원을 빌었지요."

"아니? 죽을 떠 놓고 소원을 빌어요?"

여인은 한심한 양반도 다 있다는 표정으로...

"옛말에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 하지 않습디까?"